Diary/동기부여

저를 인테그랄로 표현하고 싶어요 / 모델 최현준

danaing 2021. 9. 15. 23:59


"나를 수학기호로 표현한다면?"

"인테그랄(∫)이요
굉장히 작은 양들을 더한다는 의미예요.
눈에 당장 보이지 않는 0에 가까운 것들을 더하는건데
신기한건 유한한 결과물이 나와요
그게 어떻게 보면 저인 것 같아요
보이지 않는 노력들을 남들 신경 안쓰고 계속 쏟아붓는거예요
그러면 언젠가는 그게 쌓여서 제 눈에 보이는 결과물이 나오는데,
저를 인테그랄로 표현하고 싶어요."

- 유퀴즈 123회 '나만의 세계' -



모델 경험이 전혀 없는 대학생이 단 4개월만에 생로랑 런웨이 모델이 되었다.
이 영화같이 비현실적이고 기적같은 일은
카이스트 수학과 학생이었던 최현준 모델에게 일어난 일이다.
나는 오늘 그가 자신의 인생을 인테그랄에 비유한 것이 인상깊었다.

유한한 결과물이라고 표현했을 때, '역시 수학과시네' 하면서
수학과 교수님께 들었던 미적분학 수업이 생각났는데
항상 그분은 미분 혹은 dx을 설명하실 때
목에 핏대를 세우시며 실제 머리카락을 손으로 들으시고는
'여러분~ 머리카락보다도 더- 작은, 아주 아주 무한히 작은 것으로 나누는 것이에요!'
라는 말씀을 매 수업마다 10번은 하시며 강조하셨었다.
(당시 수업 녹음본까지 들었으니 나는 족히 100번은 들었을 것이다.
그 분께서도 정말 좋은 말씀을 해주셨었는데.. 생각난 김에 다음 글로 올려야겠다.)

그렇게 삶에서 '머리카락보다도 아주 무한히 작은' 것들이 더해져 유한한 결과물이 현재의 나라는 말이다.

처음에는 최현준 모델을 보면서 '될놈될이고 역시 사람 일은 운이야!'라고 생각했지만
그 동안 그가 하루 하루 쌓아올린 자신의 삶의 자세와 노력이 과연 어땠을까 생각하게 한다.

문전박치기로 모델 소속사의 문을 두드렸다는 그 용기와 도전 의식도 대단하지만,
본인이 만든 기회를 포기하지 않는 열정과 노력은 그가 말한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것'들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그로 예를 들면 꾸준히 패션에 관심을 가지고, 피팅 사진을 찍고, 영어 실력을 갖추고, 구체적으로 꿈은 키운 것들 말이다.

나는 그동안 소위 '운이 좋은 사람'을 시기하고 질투하는 마음이 있었다.
그러나 때로는 그들의 행운은 내 눈에는 보이지 않는 작은 노력의 결과물일 것이다.

행운이 따르는 사람이 아니라
그런 사람에게 행운이 따라가는 것이고
기회가 인생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기회를 만드는 것 같다고 느끼게 됐다.